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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의 추억/위스키

시바스 리갈 18년 미즈나라 캐스크 (Chivas Regal 18 Mizunara Cask)

시바스 리갈 18년, 미즈나라 캐스크.

지인에게 양수받은 양주 시리즈. 이번에는 아마 양수받은 보틀 중 가장 고가라 생각되는 시바스 리갈 18년, 미즈나라 캐스크를 시음하였다.

일반 참나무(오크)가 아닌, 일본의 물참나무로 만든 오크통으로 숙성시킨 위스키이다. 우리나라에는 주로 12년의 시음자료가 많았던 것 같은데, 운 좋게도 한 단계 상위 보틀을 마실 수 있었다.

 

코르크를 열자 병에서 벌꿀과도 같은 달콤하고 부드러운 향이 풍겨왔다.

코르크 자체의 향도 맡아 보았는데, 코르크에서는 특별히 별다른 향은 느껴지지 않았다.

 

 

밝은 황금색, 오일리함은 거의 없다.

가볍게 잔을 흔들어 잔 벽에 술을 묻혀 보았다. 끈적함이 거의 없이 부드럽고 깔끔하게 흘러내리는 걸 보아 굉장히 마시기 쉬운 술일 것 같았다.

잔에 코를 갖다 대고 향을 맡아 보자, 일반적인 오크향과 비슷하지만 약간 다르게 느껴지는 상쾌한 향이 느껴졌다. 알콜부즈는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크게 신경쓰이지 않았다. 또, 강하지는 않지만 보틀에서 느껴졌던 벌꿀 향도 느껴졌다.

 

한 모금 입에 머금어 보자, 시바스 리갈 브랜드 자체의 마시기 쉬운 바로 그 느낌 그 대로였다.

 

부담스러운 느낌도 없고, 스파이시함도 적당하며, 향긋한 오크냄새와 함께 목을 타고 내려갔다. 43도라는 약간 강한 도수에도 불구하고 아주 편하게 마실 수 있었다.

단, 피니쉬 이후의 입에 남는 맛이 약간 불쾌했다. 피니쉬 자체는 조금 짧은 편이고 순하지만, 입 속에 남는 아로마와 맛이 조금 쓰게 느껴졌다.

 

갑자기 생각나, 록 얼음을 투입했다. 천천히 얼음을 녹이며 술을 차갑게 식히고 나서 한 모금 마셔보았는데, 완전히 다른 술로 탈바꿈했다.

벌꿀의 달콤함이 강해지고, 원래 마시기 쉬웠지만 더더욱 마시기 쉬워졌다. 아마렛또같은 리큐르를 섞은 듯한 달콤한 위스키 베이스 칵테일 같은 맛이라고 해야 할까.

다만 스트레이트로 마셨을 때 느꼈던 미즈나라 캐스크의 느낌은 온도가 내려간 탓인지 크게 느껴지지 않아서, 스트레이트로 마시다 도중에 얼음을 넣는 것이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인 인상은 시바스 리갈 하면 떠오르는, 큰 특징은 없고 굉장히 마시기 편한 위스키의 느낌 그대로였다. 미즈나라 캐스크라는 특징 때문에 일반 18년보다 상당히 더 비싼 가격을 자랑하지만, 솔직히 말해 그 정도의 가치가 있나? 하는 것이 내 감상이다.

최근 몇 년간 재패니스 위스키가 일본 자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며 전체적으로 가격이 매우 크게 올라갔다. 야마자키 12년 등도 바에서 싱글 한잔에 2~3천엔씩 매겨지거나, 논에이지 히비키의 소매가가 정상가의 2배에 가까운 병당 소매가 1만엔 이상에 팔리고 있거나 하는 등, 사실상 바가지 요금이 매겨지고 있는데, 왠지 미즈나라 캐스크도 미즈나라라는 일본 관련 브랜딩을 함으로써 가성비를 좀 좋지 않게 매긴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맛있는 술이긴 하나, 매일 마시고 싶은 내 취향의 술 까지는 아니었으나, 정기적으로 기분좋게 소비 할 수 있는 충분히 좋은 술이었다.

 

 

 

- 주류명 : 시바스 리갈 18 미즈나라 캐스크 (Chivas Regal 18 Mizunara Cask)

- 종류 :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

- 알콜도수 : 43%

- 구입가격 : 무상양수 (2020년 12월 현재 인터넷 판매가 약 7800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