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마렐 VSOP (Chamarel VSOP)
저번의 산타 테레사에 이어, 지인에게 양도받은 럼 시리즈.
모리셔스의 관광 루트이기도 한, 샤마렐(Chamarel) 양조장의 샤마렐 VSOP 등급의 럼이다.
색상을 비춰 보니 그렇게 과하게 진하지 않은, 다크 럼이라고 하기엔 밝고 그렇다고 골드 럼이라고 하기엔 짙은 색이었다.
코르크에서는 특별히 향이 진하게 느껴지진 않았고, 병 주둥이 근처에서 향을 맡아보니 상큼한 과일 계통의 향이 풍겼다.
잔에 따른 후 코를 들이대었으나 알콜부즈는 가볍게 느껴지는 수준이었고, 프루티한 향과 바닐라향이 느껴졌다. 향은 강하지 않은 편이다.
한 모금 입 속으로 흘려넣고, 머금지 않고 바로 목을 넘겼다. 스파이시함이 적어 타는 듯한 느낌은 들지 않았고, 깔끔하게 넘어갔다. 41도라 일반적인 알콜도수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라이트하게 느껴졌다.
한 모금을 입 속에 머금어 굴려 보니, 매우 오일리하게 혀에 감겨오는 감촉이 느껴졌다. 입술에 닿자 적당한 스파이시함이 느껴지나, 불쾌할 정도는 아니다. 좋아하지 않는 산미가 느껴져 조금 굴리다 목으로 넘기자, 입 속에 살구와 같은 프루티함이 느껴지고, 그대로 피니시까지 이어졌다.
과일향과 오크향이 섞인 향으로, 좋아하는 계통의 향은 아니다. 이런 새콤한 과일향보다는 좀 더 묵직하고 달콤한 향 쪽이 취향이기 때문이다.
맛도 향도 이때까지 마셔본(몇 종류 되지 않지만) 럼과는 다른 독특한 럼이다. 마치 초콜릿같은 진한 고소한 맛은 약하고, 블렌디드 위스키같은 상큼하고 부드러운 맛이 메인이다.
안주를 몇 개 집어먹고 나서, 따른 후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 에어링 된 상태로 마셔보니, 쓴 맛이 조금 강해졌다. 이에 따라 입 속에 남는 맛이 더욱 이질적으로 느껴졌고, 불쾌감이 더해졌다. 취향에 맞는 술은 아니다.
여러 번 더 머금을 수록, 다크 초콜릿과 과일을 적당히 섞은 듯한 맛으로 점점 변해갔다.
남은 술을 털어 넣고 코르크를 닫았다. 이러한 럼도 있구나, 하는 좋은 경험은 되었으나 아마 다시 이 코르크를 열 일은 없을 듯 하다. 친구놈에게 토스해야지.
- 주류명 : 샤마렐 VSOP (Chamarel VSOP)
- 종류 : 럼
- 알콜도수 : 41도
- 구입가격 : 무상양수 (2020년 11월 현재 인터넷 판매가 약 4000엔)